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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맑아진 하늘, 코로나 이후에도 지키려면 - 고제웅 랑세스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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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국외국기업협회 작성일20-06-25 10:34 조회77,15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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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유행 우려가 있기는 하나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면서 사회·경제 활동이 재개되고 있다. 치료제·백신 개발에 각국 정부와 기업 역량이 모이고 세계 각계는 이른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 중이다. 지난 5개월여 동안 코로나19 여파로 세계는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경제적 위기를 겪었다. 그 가운데 역설적으로 경제·사회 활동 감소와 공장·이동수단 가동 중단으로 온실가스 배출이 감소하면서 오염된 자연이 회복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렸다.

매연으로 보이지 않던 히말라야 산맥이 30년 만에 인도에서 관측됐다고 한다. 스페인 국립공원에서는 인적이 뜸해져 보호종으로 지정된 불곰이 150년 만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수십 년간 기후·환경보호 노력이 이루지 못한 성과를 감염병이 단번에 이뤘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나왔다. 하지만 이는 일각에서 나타나는 단기적인 현상일 뿐 환경오염의 치유나 기후변화 문제 해결 같은 근본적인 변화로 착각해서는 안 될 일이다. 오히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피해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 최대한 이른 시간 내에 하락했던 경기를 사태 이전 수준으로 살려야 한다는 열망에 그간의 기후변화 대응, 환경보호 노력마저 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상황을 돌이켜보면 이러한 우려가 기우로만 여겨지지 않는다. 당시 경제위기로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화석 연료 사용이 줄어들면서 유럽 지역에서 온실가스(CO2e) 배출은 2008~2009년 사이 3억6000만여 t 감소했다. 그러나 경기가 회복되자 2010년 배출량이 1억1000만t 증가해 유럽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유지됐던 감소 추세에 역행한 전례가 있었다. 경기 침체에 직면하면 기업은 예산과 인력을 감축하며 장기전에 대비한다. 당장 매출이나 이익으로 직결되지 않는 기후보호 관련 프로젝트가 중단될 우려도 커진다. 이런 프로젝트는 한번 중단되면 다시 재개하고 성과를 내기까지 추가적인 기간이 소요된다.

경기 회복에 매진한다는 명분하에 기후보호에 대한 관심과 노력을 잠시 멈추거나 줄여서는 안 될 일이다.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2020 세계 위험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에게 발생할 수 있는 5대 위협 요인으로 모두 환경 관련 문제를 꼽고 있다.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이 장기적으로 더 큰 경제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후변화를 막지 않으면 세계적인 감염병 위기가 다시 닥칠 위험도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지구 평균 기온이 1도 오를 때마다 감염병이 4.7% 늘어난다고 경고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고온 다습한 환경이 늘어나면 신종 바이러스가 출현하고 이를 전파하는 모기나 박쥐 등의 서식지가 넓어지기 때문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고민해야 할 경제 활성화, 감염병 위기 재발 방지 모두 기후변화 대응 노력 없이는 모래성 같은 결과에 그칠 수 있다.

 그렇기에 경제 성장과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함께 고민하는 `탈동조화(decoupling)`에 더욱 집중해 나가야 할 때다.

랑세스는 작년 말 204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상쇄해 `기후 중립`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코로나19 위기에도 그 목표와 실현 약속을 흔들림 없이 유지하고 있다. 회사가 지향하는 비즈니스 성공과 기후보호 노력의 목표점이 같고, 무엇 하나 미룰 수 없는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고제웅 랑세스코리아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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